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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중앙일보] 8percent가 중앙일보에 소개되었습니다.

201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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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 금융감독원 요청으로 신생 대출사이트 한 곳이 폐쇄됐다. ‘대부업 등록 없이 5000만원어치 대출을 중개했다’는 이유로 유해사이트 판정을 받은 개인 대 개인(P2P) 대출업체 ‘8퍼센트’다. 이 회사 이효진(34·여) 대표는 “구청에 대부업 등록을 준비하던 중 지인 중심으로 베타(시범)서비스를 했는데 신고가 접수됐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고 했다. 그만큼 P2P 대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부업 등록만 하면 여신 취급 가능

지난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은 “P2P 대출 법제화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핀테크 육성책과 맞물려 P2P 대출시장도 제도권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다양한 금융중개 기능을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대여자 보호, 모집인 관리 등 문제가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답했다.

 P2P 대출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렇게 크게 엇갈린다. 새로운 금융혁신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견해와, 단순히 ‘변종 대부업’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우려 반, 기대 반 속에 시장은 소리없이 크고 있다. 8퍼센트는 등록 절차를 거쳐 한 달만에 영업을 재개했다. 매주 수요일 낮 12시 ‘이 주의 상품’이 올라온다. 예상 수익률과 만기, 대출자의 신용등급, 대출목적, 모집금액을 공개하면 홈페이지에 접속한 개인 투자자들이 소액을 투자하는 형식이다. 지금까지 건당 최고 대출액은 5000만원. 상품당 한 사람이 전체 대출액의 10분의 1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지난 3월 3일 사이트를 다시 연 뒤 지금까지 추가 대출이 1억원 넘게 이뤄졌다.

이용자 수도 10배가량 늘었다. 지난달 25일에는 서울 이태원동 경리단길에 위치한 수제맥주집이 빌려가는 5000만원짜리 대출 상품이 뜨자마자 하룻밤 새 마감됐다. 이 대표는 “아직 베타서비스 중인데 누적 대출액 1억8000만원을 넘겼다. 전체 투자자는 500여명, 1인당 평균 투자금액은 40만원선”이라고 밝혔다. 8퍼센트는 올해 중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5000만원짜리 거래를 100건만 성사시켜면 취급액 규모가 5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신용평가 없어 건전성 위험 논란 커져

 P2P 대출 구조는 대출자와 투자자 양쪽이 윈윈(win-win)할 수 있다는 매력을 가진다. 이 대표는 “요즘 은행 예적금 금리가 2%가 안 된다”며 “게다가 은행에서는 펀드를 추천해도 고객에게 이득이 되는 상품 대신 은행 입장에서 수수료가 많이 나는 프로모션 상품을 팔기 때문에 고객의 행복(수익률)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포항공대 졸업 직후 8년간 시중은행에서 일한 경험에서 나온 얘기다. 8퍼센트 투자자들은 현재 연 7~11% 금리를 얻는다. 아직 사이트가 받는 플랫폼 중개수수료도 없다. 그런데 이 7~11%는 현재 금융권에 비어있는 ‘중금리 상품’ 대출금리에 해당한다. 이 대표는 “은행에서 주는 신용대출 금리 마지노선이 연 6%선인데, 그 다음 찾아가는 저축은행 금리는 연 15%부터 시작한다”며 “‘금리 사각지대’에 있는 대출자들에게 합리적인 이자로 돈을 빌려쓰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냥 낙관적으로 보긴 이르다. 우리금융연구소 권우영 수석연구원은 “금융소외를 해결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P2P 대출 중개업 활성화에 대한 논의가 일부 전개되고 있지만 해외 P2P 시장 성장의 긍정적인 측면만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위험은 건전성 관리다. 대출자가 만기에 돈을 갚지 못하면 고스란히 투자자 손실로 이어진다. 은행처럼 선자금조달이 이뤄지지 않아 중개기관이 부담하는 리스크가 없고, 그래서 대출금리도 낮다. 걸음마 단계인 8퍼센트는 아직 디폴트 경험이 없다. 규정상 2개월까지 연체금리를 적용하며 자체 채권추심을 한다. 이후 6개월 동안은 채권추심기관에 넘겨 빚 독촉을 한다고 했다. 그래도 갚지 않으면 전부 대손처리한다. 8퍼센트가 사업모델로 삼은 미국 최대 P2P 대출업체 ‘렌딩클럽’의 부실률은 평균 6.7%다. 이용자 절반 가량이 7개 신용등급 중 상위 두 개 등급에 포진해 있기에 가능한 수치다. 상대적으로 저신용자가 주 고객인 한국 P2P 대출시장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국내 P2P 대출업체 중 가장 규모가 큰 머니옥션의 지난해 9월말 부실률은 9%다. 위험은 또 있다. 온라인에서 얼굴을 맞대지 않고 거래하기 때문에 금융사기 가능성이 높다. 권 연구원은 “인증절차 등 대출 프로세스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수 있고 예금자 보호 등 투자자에 대한 보호체계가 결여돼있다”고 했다.

핀테크 열풍 속 제도 보완 시급

 P2P 대출이 주목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핀테크 열풍이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P2P 대출 허용 관련 질문에 대해 “지금은 핀테크가 지급결제에만 국한된 측면이 있다”며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장미빛 핀테크’는 아직 갈길이 멀다. 여전히 현행 법과 제도가 어정쩡하기 때문이다. P2P 대출은 대부업법에 따라 대부업 등록만 하면 여신 취급이 가능하다. 하지만 은행법과 저축은행법상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하는지, 온라인 자금 공개 모집이 자본시장법 위반인지 등 논란의 여지가 이곳 저곳에 산재해 있다. 국회에는 기업이 개인들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법이 계류 중이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